햄버거나 피자 등 패스트푸드는 원체 좋아하지 않았다.
생각지 못한 한밤중 드라이브로 도착한 해수욕장은 적막감으로 가득 차있었다.
산책로 옆 의자에 앉아 한참을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았다. 생각, 대화, 고민, 웃음...
"이제 일어날까?"
해안가 가득 밀려오는 파도소리를 뒤로하며 돌아오는 길에, 입맛이 없다던 그가 배고픔을 이야기했다.
"햄버거 어때?"
그의 말에 따라 버거킹을 주문하기위해 어플을 켰다. 햄버거라는 말에 기대감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이 나, 왜 입맛을 다시고 있는 거야...? 사람을 만나고 함께 하면서 많은 것이 바뀌었는데 게 중 하나가 바로 음식이다. 아직 피자나 그 외의 것까지는 아니지만 햄버거라는 단어는 침을 고이게 하기에 충분한 경험이 되어있었다. 참 재미난 일이다. 나는 그저 그를 선택했을 뿐이지만 그에 따른 변화는 마치 꼬리가 머리를 따라오듯 저절로 붙어온 것이다.
11시가 넘어가는 시간이라 이미 매장은 문을 닫았고 차선책으로 선택한 것이 24시간 환하게 불이 켜진 맥날이었다.
어플에는 원하는 디카페인아메리카노로 변경선택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이제는 맥날 어플을 설치하기로 한다. 접속했더니 가입을 해야해서 요구하는 모든 과정을 마친 뒤 드디어 햄버거를 골랐다.
집에 도착할 쯤 배달시간도 얼추 맞을 것 같아 픽업하지 않고 집으로 배달을 요청했다.
포장지를 뜯고 한 입 가득 물고보니 이미 시간은 자정을 넘어 12시 30분이다.
매장과 라이더의 실수로 원하는 햄버거를 맛보기까지 우여곡절의 연속이었지만 기름기 가득한 맛을 보고나니 입 안에서 햄버거가 사라지듯 불쾌감은 온데간데 없고 기쁨만이 남았다.
항상 과정이 중요하다 생각했는데 오늘밤, 아니 이미 어제밤은 지나가버린 오늘 새벽은 오직 결과에 만족하고 있었다. 그런 만족감으로 하루가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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